섬엔 왜 뱀이 많을까
“거기 여름엔 가지 마세요. 뱀 천지니까.” 지난해 여름 남해안의 어느 섬을 여행하려다 지인에게 들은 말이다. 섬에 왜 뱀이 많을까. 천적이 줄면서 뱀 개체수가 늘었기 때문이다. 독수리·매 등 맹금류와 오소리·족제비 등이 뱀의 천적인데 모두 희귀종이 돼버린 탓이다. 모든 섬에 뱀이 많은 건 아니다. 울릉도엔 뱀이 없다. 서남해안의 섬들은 육지에서 갈라져 나간 것이지만, 울릉도 독도는 화산섬이다. 울릉도는 1만년 전까지 분화했다고 한다. 뱀을 일부러 가져가지 않는 이상 뱀이 나올 수 없는 섬이다. 제주도도 화산섬이지만 이곳엔 각종 뱀이 유입돼 서식한다. 큰 섬들 중엔 멧돼지나 고라니가 크게 늘어나 농작물 피해를 보는 곳도 많다.